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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과 물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뱀과 물

배수아 지음
2017년 11월 09일 출간 정가 13,500원 페이지 312 Page

눈 속에서 불타기 전 아이는 어떤 꿈을 꾸었나
얼이에 대해서
1979
노인 울라(Noin Ula)에서
도둑 자매
뱀과 물
기차가 내 위를 지나갈 때

해설 | 강지희(문학평론가)_영원한 샤먼의 노래

출처 : 알라딘 
내용이 없습니다.
ㅡ배수아의 소설은 가난과 광기의 세계로 추락해 그 파멸의 힘으로
영원한 꿈이 된다. 잃어버린, 사랑했던 것들이 그 꿈 속에서 다시 떠오른다.
_강지희(문학평론가)

“이 비밀스러운 결속이 나는 기쁘다.”
―한국문학의 가장 낯선 존재, 이상하고 아름다운 세계, 배수아 신작 소설


한국문학에서 ‘배수아’라는 이름은 이국(異國)의 뉘앙스를 품고 있다. 이전 세대나 동시대 한국문학의 영향 혹은 수혜를 받은 흔적이 보이지 않는 그의 작품들, 서사보다는 이미지, 분위기, 그리고 목소리에 가까운 편편은 종종 ‘이것을 소설이라 부를 수 있는가?’라는 의문을 품게도 하였다. 그러나 이 낯선 존재가 펼쳐 보이는 이상하고도 아름다운 세계는, 지난 24년, 열세 권의 장편과 여덟 권의 소설집을 통해 꾸준히 마니아층을 형성해왔다. 그 세계에 번역가라는 새로운 푯말 하나를 더 꽂으며 배수아는 자신의 이름만큼 이국적인 새 이름들을 한국의 독자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페르난두 페소아, 로베르트 발저, W. G. 제발트, 막스 피카르트, 사데크 헤디야트, 토마스 베른하르트… “소설가보다는 번역가 아이덴티티로서 『악스트』에 참여하게 된 것 같다”는 그의 말에 따르면, 격월간지 『악스트』의 편집위원으로서 해외문학을 담당하게 된 경위 역시 비슷한 맥락임을 알 수 있다.
번역가 배수아를 통해 해외문학의 지평이 넓어진 것이 반가운 만큼 작가 배수아의 소설을 기다리는 시간도 길어졌다. 2010년 『올빼미의 없음』(창비) 이후 7년 만의 소설집 『뱀과 물』을 펴낸다. 2016년 경기문화재단 지원사업의 결과로 출간된 소설집 『밀레나, 밀레나, 황홀한』(테오리아)이 있으나, 단 두 편의 단편만으로는 긴 기다림이 해소되기엔 아쉬움이 컸다.

“기나긴 어린 시절 내가 가장 좋아한 것은 나를 상상하는 놀이였다.”
―어린 시절이라는 악몽에 대하여


아홉번째 소설집에서 배수아는 어린 시절(소녀 시절)로 독자를 이끈다. 작품 속 어린 시절은 ‘비밀스러운 결속’(38쪽)과 환상적인 시공간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여리고 순수한 것과는 동떨어진 일들. 부모의 부재, 그들을 찾아 떠나는 길, 무거운 가방, 눈이 내리거나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날들. 일곱 살이 되면 더는 남자아이 행세를 하지 않아도 되지만, 소중한 존재를 지킬 힘이 여전히 나에게는 없다. 그리고 죽음에 눈을 뜬다. 그러므로 무구한 시절을 거쳐 성인이 된 뒤 혼탁해지는 것이 삶이 아니라는 것. 아련한 마음으로 어린 시절을 돌이켜보는 것은 망상에 다름없다는 것. 그 망상 속 어린아이는 ‘누런 개처럼 돌아다니는 유령’일 뿐이다.

“어린 시절은 망상이에요. 자신이 어린 시절을 가졌다는 믿음은 망상이에요. 우리는 이미 성인인 채로 언제나 바로 조금 전에 태어나 지금 이 순간을 살 뿐이니까요. 그러므로 모든 기억은 망상이에요. 모든 미래도 망상이 될 거예요. 어린아이들은 모두 우리의 망상 속에서 누런 개처럼 돌아다니는 유령입니다.”
_94쪽, 「1979」에서

그러므로 작가가 말하는 어린 시절이란 시간을 거슬러올라가 만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여기에 ‘어린 시절-성장-성년’의 공식은 존재하지 않는다. 어린 내가 자라서 지금의 내가 되는 것이 아니다. 어린 나와 지금의 나는 같은 존재가 아니며, 그사이에 순차적 단계는 없다. 작품집 첫머리에 자리한 「눈 속에서 불타기 전 아니는 어떤 꿈을 꾸었나」(이하 「눈 속에서」)의 ‘나’가 머물던 유원지. 그 한가운데 자리한 것은 거대한 대관람차이다. “지구 자체, 혹은 그 이상으로 커다란 어떤 것”이자 “올라타는 사람도 내리는 사람도 없는 그 대관람차”가 “사실은 대관람차가 아니라, 시간의 실체를 실어나르는 바늘 없는 시계”라는 것은 그러므로 중요한 지표이다. 배수아의 시계에는 바늘이 없으며, 독자는 1분 1초라는 질서의 세계가 아닌 ‘시간의 실체’를 비틀어 펼친 몽상적 세계의 완전히 새로운 문법으로 작품에 미끄러져 들어갈 수밖에 없다.

현재의 나는 정말 존재하는 실체인가? 어린 시절 나의 상상 속 인물은 아닌가? 미래가 이미 도래하지 않은 것이 확실한가? 삶에서 겪은 ..
출처 : 알라딘 
9788954648929
12,15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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