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Dada다 - 만 레이 자서전

프루스트의 죽음을 찍은 것도, 헤밍웨이의 첫 소설집에 나올 사진과 조이스의 에 실릴 사진을 찍은 것도 만 레이였다. 은둔의 철인 조각가 브란쿠시는 유일하게 만 레이에게 자신의 작품과 인물 사진 촬영을 허락했으며 피카소는 만 레이의 단골 모델이었다. 입체파의 창시자 브라크는 만 레이의 초상 사진과 자신의 그림을 즐겨 맞바꾸곤 했다. 전설적인 사진가이자, 화가, 오브제 제작자, 영화감독으로 활약한 만 레이는 20세기의 가장 독창적이고 다재다능한 예술가 중의 한 사람이다. 그리니치빌리지에서 파리로, 그리고 할리우드로 갔다가 다시 파리로 삶의 근거지를 옮겨 다니면서 만 레이는 20세기 초의 다다이즘과 초현실주의 등 아방가르드 예술 운동의 한가운데에서 한 번도 벗어나지 않았다. 만 레이는 자서전 을 통해 그의 예술적 다재다능함에 글쓰기를 추가시켰다. 예술가 자서전의 걸작이라 평가 받는 이 책은, 한 저명한 예술가의 삶과 그가 활동했던 20세기 전반에 걸친 시대상을 재기 넘치는 문장을 통해 들려준다. 컬러 도판 35점을 비롯한 250장의 화보는 전쟁의 참화 속에서 싹을 틔운 현대 예술의 발자취를 생생하게 전한다. 옮긴이의 말처럼 '만 레이의 글은 심각하지 않다. 편하고 익살스럽게 자신과 자신이 만난 사람들을 드런내다. 거기에는 조금의 현학도 끼어들지 않는다. 하지만 그 부드러움 속에는 20세기 전반 50년 동안의 거의 모든 예술가들의 모습이 쇠 그물처럼 단단하게 엮여 있다.' 만 레이는 이들 예술가들의 고집과 기행, 엄숙과 방종, 진지함과 경박함을 가감 없이 소개한다. 피카소, 뒤샹, 브란쿠시, 피카비아, 마티스, 브라크, 달리, 파울 클레, 막스 에른스트 같은 동료 화가들을 비롯해 작가 조이스, 헤밍웨이, 장 콕토, T.S. 엘리엇, 헉슬리, 헨리 밀러, 폴 엘뤼아르 등 20세기 전반기 예술계를 이끌었던 수많은 인물들이 이 책에 등장한다. 그들은 만 레이와 함께 '지금 우리 시대의 예술'로서 현대 예술에 대해 함께 고민했고, 그 고민의 흔적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