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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군 이야기 1
국내도서 > 역사 > 서양사

십자군 이야기 1

시오노 나나미 저/송태욱 역
2011년 07월 06일 출간 정가 13,800원 페이지 348 Page

제1장 | “신이 그것을 바라신다”
카노사의 굴욕
성전을 호소하다
십자군의 탄생
은자 피에르
민중 십자군
제후들
툴루즈 백작 레몽 드 생질
로렌 공작 고드프루아 드 부용
풀리아 공작 보에몬드 디 알타빌라

제2장 | 우선 콘스탄티노플로
‘민중 십자군’의 운명
제후들, 속속 도착하다
황제 알렉시우스의 음모

제3장 | 안티오키아로 가는 긴 여정
프랑크인
니케아 공략
도릴라이움 전투
타우루스 산맥
에데사 탈취
교황 우르바누스의 설욕

제4장 | 안티오키아 공방전
이슬람 · 시리아의 영주들
십자군의 도착과 포진
식량 부족
이집트에서 온 사절
셀주크투르크, 일어나다
보에몬드의 계략
안티오키아 함락
투르크군의 도착과 포위
성스러운 창
십자군 대 투르크의 전투
안티오키아는 누구 손에?
아데마르 주교의 죽음
인육 사건

제5장 | 예루살렘으로 가는 길
시리아에서 팔레스티나로
불의 시련
십자군 합류
당시의 팔레스티나

제6장 | 성도 예루살렘
성도를 둘러싼 공방
물 부족
공성용 탑
그리스의 불
예루살렘 해방
성묘의 수호자
이집트군의 접근
교황의 새로운 대리인이 오다
보에몬드와 보두앵, 성지순례에 오르다
탄크레디의 활약
고드프루아의 정복
이탈리아의 경제인들
고드프루아의 죽음
보에몬드, 붙잡히다

제7장 | 십자군 국가의 성립
보두앵, 예루살렘 왕이 되다
십자군의 젊은 세대
보에몬드의 복귀
레몽의 건투
보에몬드, 유럽으로 가다
함정
기묘한 전투
젊은 죽음
보두앵의 죽음
십자군 제1세대의 퇴장

도판 출처

출처 : 알라딘 
저:시오노 나나미
1937년 7월 7일 일본 도쿄에서 태어나 1963년 가쿠슈인대학 철학과를 졸업했다. 고교 시절 『일리아드』를 읽고 이탈리아에 심취하기 시작했으며, 도쿄대학 시험에 떨어진 후 가쿠슈인대학을 선택한 것도 ‘그곳에 그리스 로마 시대를 가르치는 교수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대학에서는 서양철학을 전공했고, 당시 일본 대학가를 열풍처럼 휩쓸었던 학생운동에 가담했다. 그러나 마키아벨리를 알게 된 후 학생운동에 회의를 느끼고, 졸업 후 1964년 『일리아드』의 고향 이탈리아로 건너갔다. 4년 뒤인 1968년, 『르네상스의 여인들』을 「中央公論」지에 발표하며 작가로 데뷔했다.

15년에 걸쳐서 로마인 이야기를 1년에 한 권씩 발표하겠다고 많은 사람들에게 공표했던 시오노 나나미는 무엇보다 『로마인 이야기』의 작가이다. 서양문명의 모태인 고대로마와 르네상스의 역사현장을 발로 취재하며 30년이 넘는 세월동안 로마사에 천착하고 있는 그는 기존의 관념을 파괴하는 도전적 역사해석과 소설적 상상력을 뛰어넘는 놀라운 필력으로 수많은 독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이탈리아에서 30년이 넘게 독학으로 로마사를 연구한 시오노 나나미는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의 모델로 알려진 체사레 보르자의 일대기를 그린 『체사레 보르자 혹은 우아한 냉혹』으로 1970년 `마이니치 출판문화상`을 받았다. 30여 권에 이르는 저작은 크게 세 분야로 나뉜다. 초기작인 『르네상스의 여인들』을 비롯해, 『바다의 도시 이야기』 『나의 친구 마키아벨리』 등 20여 권의 중세 르네상스시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들과 로마 제국 흥망성쇄의 원인과 로마인들의 이야기를 정리한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 그리고 『남자들에게』 『사일런트 마이너리티』 등 그 특유의 냄새가 묻어 나오는 감성적 에세이류가 그것이다.

시오노 나나미는 로마의 영웅들을 중심으로 글을 쓰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 힘을 숭배하는 보수적인 작가라는 비판을 듣기도 한다. 마음을 열고 어떤 일에든지 개방적으로 유연하게 대응하면 인생은 굉장히 유익하고 즐거워진다는 그는 다른 사람들로부터 받은 영향을 적극적으로 해석하고 자신의 삶에 긍정적인 부분으로 자리매김할 줄 안다. 그것은 시오노 나나미를 오늘날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로 서도록 한 원동력이 되고 있는 듯하다.

시오노 나나미의 대표작인 『로마인 이야기』는 현대인의 삶의 철학과 좌표를 제시하는 동양인이 쓴 서양사이다. 이 작품은 방대한 자료를 취재 · 정리해가면서 엮어간 거대한 로마 통사이면서 현대를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지혜를 가르쳐주는 훌륭한 지침서라 할 수 있는데, 서양인에 의해 씌어진 서양서보다 서양의 역사에 대해 냉정한 판단을 내렸을지도 모른다. 너무나 당연시하여 의문조차 갖지 않는 사실들에 대해 집요한 의문을 가지면서 크나큰 역사적 의문을 풀어가는 작가 특유의 방법이 서양문화에 속하지 않은 독자로 하여금 그녀의 저작들을 읽는 데 훨씬 도움을 준다. 그녀의 작품들은 각자의 문화를 상대화할 수 있는 시야를 갖게 해준다.

『나의 친구 마키아벨리』는 15세기 피렌체의 정치가 마키아벨리의 생애와 사상, 업적을 탐구하여 『마키아벨리 어록』과 함께 내놓은 책으로, 마키아벨리의 주요 저작인 「군주론」「전략론」「정략론」「피렌체사」에서 그의 언어들을 그대로 발췌하여 수록함으로써 마키아벨리 사상의 진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이외의 작품으로 세 도시 이야기 시리즈 『은빛 피렌체』, 『주홍빛 베네치아』, 『황금빛 로마』, 르네상스 저작집 시리즈 『르네상스를 만든 사람들』,『르네상스의 여인들』, 『체사레 보르자 혹은 우아한 냉혹』, 『신의 대리인』, 『나의 친구 마키아벨리』, 『바다의 도시 이야기(상)(하)』, 그리고 전쟁 이야기를 다룬 『로도스섬 공방』, 『전레판토해전』 등의 작품이 있다. 그밖에 로마제국의 멸망 이후 지중해 패권을 둘러싼 기독교 세력과 이슬람 세력의 충돌을 서술한 『로마 멸망 이후의 지중해 세계 (상)(하)』, 『문학의 탄생』, 그리고 『침묵하는 소수』, 『나의 인생은 영화관에서 시작되었다』, 『사랑의 풍경』, 『살로메 유모 이야기』, 『이탈리아에서 온 편지』(1·2) 등의 에세이가 있다. 현재 현재까지 '십자군 이야기' 시리즈를 집필중이다.

역:송태욱
연세대학교 국문과와 같은 대학 대학원을 졸업하고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도쿄외국어대학교 연구원을 지냈으며, 현재 연세대학교에서 강의하며 번역 일을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르네상스인 김승옥』(공저)이 있고, 옮긴 책으로는 『사랑의 갈증』, 『비틀거리는 여인』, 『세설』, 『만년』, 『환상의 빛』, 『탐구 1』, 『형태의 탄생』, 『눈의 황홀』, 『윤리 21』, 『포스트콜로니얼』, 『트랜스크리틱』, 『천천히 읽기를 권함』, 『번역과 번역가들』, 『연애의 불가능성에 대하여』, 『소리의 자본주의』, 『베델의 집 사람들』, 『매혹의 인문학 사전』, 『책으로 찾아가는 유토피아』, 『핀란드 공부법』, 『빈곤론』, 『유럽 근대문학의 태동』, 『세계지도의 탄생』, 『십자군 이야기』 등이 있다.
출처 : 예스24 
욕망과 의지, 빛과 어둠의 실로 짜인 인간 드라마
십자군 전쟁의 막이 오르다


이제 새로운 차원의 지적 쾌락과 전율의 책읽기가 시작된다!

세계와 역사, 그 장대한 물결의 흐름을 바꿨던
그 최초의 번뜩임을 목격할 수 있는 시간.

그 순간이 바로 눈앞에서 펼쳐지듯 박진감 넘치는 묘사,
인간과 권력에 대한 통찰,
서슴없이 핵심을 파고드는 시오노 나나미 특유의 문장…

그 어떤 누구도 중세를, 십자군을, 십자군 전쟁을
이처럼 생동감 있게, 박력 있게, 매력적으로 그려내지 못했다.


십자군 전쟁은 인류 역사상 200년이라는 가장 오랜 기간 동안 치러진 전쟁이자 세계 2대 종교가 격돌한 인류 역사의 대사건으로, 세계와 역사의 흐름을 바꾸었을 뿐만 아니라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가장 문제적인 사건 중 하나이다.
하지만 지금의 우리는 과연 십자군 전쟁에 대해 얼마나 정확하게 알고 있을까.

“신이 그것을 바라신다”는 위력적인 한 마디로 촉발된 십자군 전쟁은, 그러나 그 무엇보다 인간이 일으킨 전쟁이다. 십자군 전쟁은 인간들의 이야기인 것이다. 왕과 봉건 제후, 교황과 주교, 수도사, 기사와 빈민 등 십자군 전쟁에 참가했던 수많은 인물들이 그 각자의 독특하고도 다른 개성으로 어떤 역할을 담당하거나 어떤 국면을 만들고 또 서로의 관계 속에서 상황을 변화시키는 변수로 작용하면서 만들어낸 역사인 것이다. 시오노 나나미는 바로 우리가 너무도 몰랐던 그 시대 속 인물들을 전면에 내세워 그들의 이상과 욕망, 성공과 좌절의 명암을 통해 십자군 전쟁에 대해 이야기한다.

시오노 나나미는 십자군 이야기를 소위 ‘카노사의 굴욕’이라 알려진 사건으로부터 시작한다. 고등학교 세계사 교과서에도 실려 있는 ‘카노사의 굴욕’. 1077년 주교서임권을 두고 로마 교황과 신성로마제국 황제 사이에 벌어졌던 싸움이다. 교황 그레고리우스가 내린 파문에, 황제 하인리히 4세는 사흘 밤낮을 눈밭에 맨발로 서서 파문을 풀어달라고 빈다. 이 사건은 왕이라는 세속 권력의 위에 있는 중세시대 종교의 힘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역사적 사례로 알려져 있다. ‘카노사의 굴욕’ 이후의 일은 교과서에 실려 있지 않기 때문이다.
‘카노사의 굴욕’ 자체는 교황의 완승으로 끝났지만 이것은 마치 ‘나비효과’처럼 엄청난 태풍을 몰고 온 최초의 바람이었다. 시오노 나나미는 교과서에 실려 있지 않은, 역사라는 무대의 막과 막 사이에서 인간들이 어떤 욕망과 의지를 가지고 어떤 정치적 판단을 하며 움직이는지를 인간 내면을 꿰뚫는 특유의 직관력으로 포착하여 그려냄으로써 독자들의 지적 호기심을 끊임없이 자극한다.

연구자들에 따르면, 우르바누스는 그레고리우스에 비해 꽤 정치적인 인물이었다. 그는 상대가 가진 힘(군사력)에 대항하는 데 다른 군주의 군사력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가지려야 가질 수 없는 힘, 즉 교황만이 가질 수 있는 힘을 이용하여 상대를 약화시키려는 생각을 했던 게 아닐까. 제아무리 강력한 군사력을 갖고 있다 해도 황제는 “신이 그것을 바라신다”는 말은 절대 할 수 없으니까. (21쪽)

‘카노사의 굴욕’ 이후 황제 하인리히의 반격은 강력하고 집요했다. 카노사의 승리자인 교황 그레고리우스 7세는 로마에서 쫒겨나 죽을 때까지 로마 땅을 밟지 못한다. 후임 교황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궁지에 몰려 있던 교황 우르바누스 2세는 클레르몽 공의회(1095년)에서 십자군 원정을 제창함으로써 하인리히에 대한 반격을 시작하고 1차 십자군이 구성된다.

우르바누스 2세는 대담한 승부를 건 것이다. 선임자인 그레고리우스 7세는 황제를 사흘 밤낮 눈 속에 세워둠으로써 로마 교황의 권위를 과시했지만, 그 강경책의 결과를 직접 경험한 우르바누스 2세는 로마 교황의 권위, 즉 세상의 모든 군주를 지도할 수 있는 힘을 지닌 것은 다름 아닌 로마 교황이라는 것을 수십만 명이나 되는 사람들을 동방에 보내 예루살렘을 무력으로 탈환함으로써 보여주려 한 것이다. (28쪽)

『십자군 이야기 1』에서는 이들이 1096년 유럽을 출발해 비잔틴제국의 수도 콘스탄티노플에 집결해 보스포루스 해협을 건너 소아시아를 거쳐 예루살렘을 정복하기까지, 그리고 예루살렘 정복 이후 18년 동안 확립해 나간 십자군 국가의 성립과, 보두앵의 죽음을 마지막으로 십자군 제1세대가 역사에서 모두 퇴장하기까지의 과정을 담고 있다.

시오노 나나미는 인간의 한 생애에서 청년기, 장년기, 노년기 각각의 명암이 다른 매력을 발견할 줄 안다. 각각의 시기 속에 마치 맹아처럼 숨겨져 있는 각기 다른 매력을 발견하여 생생하게 그려낸다. 물론 이 매력이 비열함이나 야망일수도 있고, 용맹이나 이상의 힘을 믿는 무모함일 수도 있고, 상황과 인물에 대한 통찰력일 수도 있다.
저자가 그려내는 1차 십자군의 중심인물들은 마치 중세의 그림 속에서 튀어나온 듯, 석관의 부조에서 먼지를 털며 떨쳐 일어난 듯 활기차게 살아 숨쉬며 저마다의 개성을 파노라마처럼 펼쳐 보인다. 이 인물들은 중세 고딕 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의 어두운 빛이 아니라 드넓은 평원에 내리쬐는 태양광을 광원으로 삼아 찬란하게 빛나며 독자들을 매혹한다.
역사가들은 십자군 전쟁에서 광기와 사망자 수, 증오와 원한에 찬 비극의 기원을 발견하지만, 시오노 나나미는 인간의 욕망과 의지가 만들어낸 장대한 드라마를 발견하고, 그 빛과 어둠 속에서 매혹적인 인간 군상의 생생한 이야기를 압도적으로 그려내고 있는 것이다.

시오노 나나미의 『십자군 이야기』는 중세시대와 십자군 전쟁에 대한 기존의 역사서에서 보이는 서구 중심의 시각이나 이슬람 중심의 시각, 혹은 보수적 시각이나 진보적 시각이라 불리는 것들에서 성큼 벗어나 있어 편향된 시각을 찾아보기 어렵다.

승리한 직후 그리스도교측이 전사한 투르크 병사 2천 명의 머리를 잘라, 천 급(級)은 니케아의 성벽 안으로 던져넣고 나머지 천 급은 자루에 담아 황제 알렉시우스에게 보냈다는 에피소드가 그후 서유럽에 널리 퍼졌다.
하지만 이 비참하고 잔혹한 에피소드에 대해 근현대의 서유럽 연구자들은, 몇 급을 성벽 안에 던져넣은 것은 인정하지만, 그 수가 천 급이라거나 절반을 황제에게 보냈다는 것은 언급하지 않는다.
또한 이슬람측 사료에는 이 참사 자체가 기록되어 있지 않다.
나는 이것도 이런 유의 사건에서 곧잘 찾아볼 수 있는 과장이라고 생각한다. 비참하고 잔혹한 에피소드는 승자 쪽이 너무 기쁜 나머지 숫자를 과장해서 남기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그리고 패자가 남기는 경우에는 비극을 강조하기 위해 과장하기도 한다.
이러한 예는 역사를 대상으로 하는 자가 반드시 직면하는 문제인데, 이 사료들 사이를 통과해 최대한 사실에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서는 다음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 양자와 이해관계가 없는 제삼자가 남긴 기술이 존재할 것.
그러나 십자군의 역사에는 이런 제삼자가 없었다.
둘째, 정확성을 기하는 것이 습관이자 전통인 민족이 남긴 기록을 참고할 수 있을 것.
지금까지 내가 경험한바, 그 경우에 해당하는 나라는 둘밖에 없다. 중세 르네상스의 베네치아 공화국과 고대 로마제국이다. (90~91쪽)

이 에피소드를 기술한 이슬람측 기록은 분기로 가득 차 있다. 그것은 자신들이 집안싸움만 벌인 것이 원인이다, 즉 프랑크인의 성공은 이슬람측이 통일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집안싸움은 그리스도교도측에도 많았다. 다만 제1차 십자군의 주역이었던 제후들은 궁극적인 목표 앞에서는 다른 걸 잊었던 것뿐이다. 물론 그것도 일시적이었고 위급한 상황이 지나자마자 다시 싸우긴 했지만.
이슬람측이 이 시기에 열세였던 것은 단지 궁극적인 목표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자신들은 홈에서 싸우면서도, 어웨이에서 싸우는 불리함을 안고 있던 십자군에게 성공을 허락했던 것이다. 이슬람측이 이 궁극적인 목표의 중요성을 깨달으려면, 그리고 그것을 철저하게 활용하려면 살라딘의 등장을 기다려야 했다. (269쪽)

또한 십자군 원정이 가능했던 중세 시대의 물적 토대와 구조에 대한 분석은 필요한 정도를 넘어서지 않는다. 봉건제와 장원, 농노, 왕과 봉건 제후의 관계, 기사도, 비잔틴제국의 그리스 정교회와 로마 교황을 중심으로 한 가톨릭 교회의 갈등 등에 힘을 빼지 않는다. 가능한 한 인간과 그들을 강하게 하거나 약하게 하는 내적 요인과 외적 조건에만 집중하여 박진감 있게 드라마를 진행시켜 나감으로써 이야기에 압도적으로 빨려들게 한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가 그리는 인간들은 중세의 인간에 머무르지 않고 지금의 우리와 똑같은 욕망을 가진 현대적인 인간으로 생생하게 다가오는 것이다.

또한 저자는 적재적소에 저자 특유의 역사와 인간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바탕으로 한 평설을 풀어 놓음으로써 지적인 호기심이 만족감으로 바뀔 수 있게 하며, 그를 통해 더 큰 지적 쾌락의 세계로 독자들을 이끌고 있다.

연구자 중에는 제후들 가운데 이 고드프루아만은 왜 십자군에 참가했는지 모르겠다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나는, 바로 그렇기 때문에 참가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시절 삼십대 중반이라는 나이는 인생의 중간쯤에 해당한다. 즉 지금까지의 인생에서 자신이 무엇을 해왔는지 돌아볼 나이이기도 한 것이다.
그때까지 로렌 공작 고드프루아의 반생은, 그레고리우스에게 복수하겠다는 일념에 사로잡혀 교황을 몰아붙일 생각밖에 머릿속에 없던 황제의 뜻에 따라, 그레고리우스를 산탄젤로 성에 가두고, 교황이 된 우르바누스가 로마의 땅을 밟을 수 없게 하는 데 허비되어왔다.
만약 자신의 이 반생을 돌아본 고드프루아가 이제부터는 전혀 다른 인생을 살고 싶다고 생각했다면? 그리고 우르바누스의 클레르몽 연설을 전해듣고 그런 마음에 불이 붙었다고 한다면? (46~48쪽)

후세의 역사가들은, 예루살렘을 해방한 후 유럽으로 돌아간 장수들을 영토 욕심이 없고 신앙심으로만 뭉친 기사들이었다고 칭찬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결국 책임감이 많고 적음의 차이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신앙만으로는 신앙조차 지킬 수 없는 것이 인간세상의 현실이니까. (253쪽)

저자의 전작 『로마인 이야기』가 로마 시대와 로마인에 대한 단순히 재미있는 이야기가 아니라 인물들을 중심에 놓은 새로운 역사서로 읽혀 큰 공감과 반향을 일으켰던 것과 마찬가지로, 『십자군 이야기』 역시 중세와 십자군 전쟁에 대한 뛰어난 역사서임에 틀림 없다. 아니, 그 이상이다. 그 누구도 저자만큼 십자군 이야기를 이렇게 매력적으로, 박진감 넘치게, 생생하게 쓰지 못할 것이다. 독자들은 중세와 십자군의 역사, 더 나아가 인간에 대한 통찰력을 가지게 됨은 물론이고, 현재의 다양한 문화산업에서 변형되어 재생산되는 상상력의 원천으로서의 중세와 십자군 이야기의 매력에 빠져들게 될 것이다.
출처 : 알라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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