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그리는 소년 메리레 - 역사 속의 아이들 2, 고대 이집트

일기를 통해 알아보는 역사 속 이야기 '역사 속 아이들' 시리즈는 한 시대와 장소를 배경으로 한 동화 속에 역사적인 사실들이 함께 소개되는, 허구와 사실을 조합한 기획물이다. 일기 형식으로 된 흥미로운 이야기 옆에는 그 시대의 역사와 생활, 문화, 지리 등을 알 수 있는 자료들이 사진과 함께 곁들여져 있다. 시리즈의 두 번째 권으로, 메리레의 이야기는 고대 이집트의 선왕국 시대, 투트모세 3세가 나라를 다스리고 있던 기원전 1480년을 배경으로 한다. 이집트의 상형문자와 무덤의 그림, 장례와 탄생에 관련된 풍속, 잔치와 축제, 신화와 신전, 피라미드와 파라오 등 고대 이집트에 대한 궁금증이 들어있는 한편, 한 소년의 생활과 사유에 초점을 두는 것이 특징이다. 메리레는 이집트의 '다이르 알마디나'라는 마을에 산다. '세트 마트'라고도 하는 고장은 나일 강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며, 화려한 왕족과 귀족들의 생활이 아닌 서민들의 소박한 현실을 엿볼 수 있는 귀한 유적지이다. 왕족의 무덤과 관련한 기술자들이 살았던 마을은 이집트 곳곳에 흩어져 있는 신전과 궁전, 그리고 피라미드 등에서 볼 수 없었던 고대 이집트인의 일상생활을 들여다볼 수 있다. 세트 마트에 사는 메리레는 할아버지, 아빠, 엄마, 누나, 그리고 곧 테어날 동생과 사는 평범한 소년이다. 마을 최고의 화가로 손꼽히는 할아버지와 아빠와 같이 무덤 안에 그림을 그려 경이로운 세계를 창조해 내고 싶어하는, 꿈 많은 소년이기도 하다. 이집트라는 신비로운 배경이 두드러지지만, 그보다 책이 가진 소박하고 아름다운 가치에 눈길이 간다. 책은 열한 살 소년 메리레의 일상과 꿈, 할아버지의 죽음과 통생의 탄생, 여행 등의 이야기로 구성한 일기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모험이나 갈등이 없는 대신, 아이의 일상에 담긴 생각과 느낌에는 솔직함과 잔잔한 감동이 묻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