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그림 찾기 1 - 1998년 제29회 동인문학상 수상작품집

작품집엔 제29회 동인문학상 수상작가 이윤기씨의 수상작을 비롯, 후보에 올랐던 작가 10인의 작품이 묶여 있다. 수상작 '숨은 그림 찾기1 - 직선과 곡선'은 우리 삶의 소용돌이에서 떨어져 고요한 중심에 자리잡은 듯한 '일모선생'과 '하 사장'이라는 두 인물을 통해 삶의 진실에 다가가는 작품이다. 자신이 길러낸 수많은 제자들의 행로를 일일이 추적하고 기억해둠으로써 '사람공부'를 하는 '일모선생'이 경외감의 대상이라면, 호델 경영자 '하 사장'은 무미건조한 인간형의 극단적 모델이다. 특히 자기식대로 살아가며 극단적 검약을 실천하고 「책 따위나 섬기는」 지식인을 조롱하는 하 사장에게서 주인공이 세상살이의 지혜를 참담하게 깨우치는 대목은 요즈음의 화두인 「돈」의 의미를 새삼 느끼게 한다. 작가의 연륜에서 우러나온 인간에 대한 이해의 깊이, 외국 문학 번역의 최고봉에 오른 '언어의 고수'답게 강렬하면서도 물 흐르듯 흐르는 문장들이 일찍이 볼 수 없었던 소설 읽는 재미를 안긴다. 작품집엔 이밖에 올 동인문학상 수상후보작으로 이윤기씨 작품과 끝까지 경합했던 작품들이 실려 있다. 공선옥(타관 사람), 김영하(바람이 분다), 김한수(빈수레 끄는 언덕), 성석제(소설 쓰는 인간), 이인성(강어귀에 섬 하나-처용 환상), 이혜경(가을 빛), 전경린(밤의 나선형 계단), 전성태(태풍이 오는 계절), 하성란(양파), 함정임(내 마음의 석양) 등은 오늘 한국 문단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작품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