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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찾는가 - 전혀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바꾸는 대안 노벨상 수상자들 이야기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사회운동

희망을 찾는가 - 전혀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바꾸는 대안 노벨상 수상자들 이야기

게세코 폰 뤼프케 & 페터 에를렌바인 엮음, 김시형 옮김
2011년 03월 31일 출간 정가 16,000원 페이지 364 Page

머리말
가슴의 혁명을 위해

해제
희망의 미래를 향한 성찰과 실천을 다짐하며

첫 번째 추천의 말
새로운 세계를 꿈꾸다

두 번째 추천의 말
대안 노벨상의 역사와 의의

1. 들어가는 말

야코프 폰 윅스퀼
대안 노벨상 30년을 되돌아보며

2. 기본적인 욕구를 보장하라

요한 갈퉁
갈등 해결로 가는 길
첫 총알을 쏘기 전에 갈등을 먼저 이해할 것

만프레트 막스 네프
너무나 인간적인, 맨발의 경제학

3. 아름다운 저항

반다나 시바
유전자 약탈에 저항하라

팻 무니
나노 공학의 허상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우리에게 필요한 건 다양성

4. 미래를 밝히는 프로젝트

왕가리 마타이
한 그루의 나무가 바꿔놓은 삶

이브라힘 아볼레시
이집트 세켐 프로젝트를 소개하며
인간을 위한 개발

미하엘 주코프
야생을 보호할 사명

타피오 마틀라
핀란드, 마을에 행복이 있다

디팔 바루아
태양이 주는 기적

모니카 하우저
전쟁터에서 찾은 희망

5. 정치, 저항 그리고 연대의 힘

술락 시바락사
참여 불교와 비폭력

니카노르 페를라스
변화의 원동력, 시민사회

6. 새롭고 통합론적인 세계를 향해

한스 페터 뒤르
현대물리학에서 발견한 깨달음

7. 앞으로의 과제

야코프 폰 윅스퀼
내일에 대한 책임을 기억하며

옮긴이의 말
작게 더 작게, 낮게 더 낮게

출처 : 알라딘 
역:김시형
서울 출생, 숭실대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뮌스터대학과 본대학에서 어학연수를 했다. 현재 출판 저작권 에이전트로 일하며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독일인의 사랑》《똑똑한 대화법》 《왜 나는 행복하지 못한가》《심리학을 아는 사람이 먼저 성공한다》《승자의 언어》《왜 사랑하기를 두려워하는가》《상처주지 않고 아이를 꾸짖는 비결》등을 번역했다.

편:게세코 폰 뤼프케
1958년 생으로 정치학과 문화인류학, 그리고 방송학을 전공했다. 세계를 일주하면서 여러 민족의 문화와 종교의식, 생활방식 등을 연구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방송, 신문, 잡지 등에 기고한 글로 세간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이미 작가로서도 자리매김한 그는 현재 지속가능한 지구살이를 위한 시민사회운동에 적극 참여하면서, 미래정치학 관련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편:페터 에를렌바인
저술가이자 기자. 사회학과 사회심리학을 전공했고, C. G. 융 연구소에서 초청 강사로 일한다. 다문화 간의 의사소통, 전체론적인 관점에서의 평화 사업, 지속가능하고 심층생태적인 세계윤리 등에 관심이 있으며, 괴테 연구소 등 여러 기관에서 국제 세미나를 기획, 진행하고 있다. 현재 아내와 함께 ‘통합개발연구소’를 운영하며 전체론적인 관점의 심리학과 치유법을 연구하고 있다.

출처 : 예스24 
‘대안 노벨상(Alternative Nobel Prize)'이라는 이름으로 더욱 잘 알려진 ‘바른생활상(Right Livelihood Awards)’의 수상자들이 2005년 3월 괴테 연구소가 주관한 토론회에 참석하기 위해 독일 뮌헨에 모였다. ‘대안, 다른 세계화를 꿈꾸며'라는 표제하에 열린 이 토론회에서, 이들 수상자들은 현재 세계를 위협하는 성장·개발·물질 만능주의의 심각성에 대해 경고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각자의 ‘희망 프로젝트'에 대해 감동적인 연설을 했다. 이 책 『희망을 찾는가 - 전혀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바꾸는 대안 노벨상 수상자들 이야기』는 당시 토론회에서 진행된 대안 노벨상 수상자들의 강연과 인터뷰를 한 권의 책으로 엮은 것이다. 거기에 최근 이 상을 수상한 수상자들의 근황과 인터뷰를 함께 수록했다.

먼저, 이 책의 제1장 「들어가는 말」에서는 대안 노벨상의 제정자 야코프 폰 윅스퀼이 등장해 이 상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함께, 그간의 역사와 성과, 의의 등에 대해 발언한다. 제2장 「기본적인 욕구를 보장하라」에서는 ‘평화 연구가’로 잘 알려진 노르웨이의 요한 갈퉁에게 사회 곳곳의 ‘갈등 해결’을 위한 근본적인 해법에 관해 배워보고, 이어 ‘맨발의 경제학자’로 유명한 칠레의 만프레트 막스 네프에게 인간을 위한 경제학이란 과연 무엇인지에 관해 들어본다. 제3장 「아름다운 저항」에서는 착취와 폭력을 일삼는 거대 기업에 맞서 인간 삶의 토대인 땅과 씨앗을 지키기 위해 오랜 기간 투쟁을 벌여온 인도의 반다나 시바와, 나노 공학의 실태와 그 위험성에 대해 끊임없이 경고하는 캐나다의 기술공학자 팻 무니, 문화의 다양성을 강조하며 세계화의 폭압에 항거하고 있는 『오래된 미래』의 저자 헬레나 노르베르 호지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제4장 「미래를 밝히는 프로젝트」에서는 조국 케냐를 비롯해 아프리카 대륙의 광활한 사막을 푸른 숲으로 바꿔놓은 ‘나무의 어머니’ 왕가리 마타이와, 빈곤이 만연한 이집트를 풍요롭고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힘쓰고 있는 세켐 재단의 이브라힘 아볼레시, 대담하고 획기적인 방식으로 지구의 생태계를 보존하는 데 앞장서고 있는 독일의 미하엘 주코프를 만나본다. 더불어 핀란드의 마을자치 운동을 통해 거대 도시가 아닌 작은 마을에 행복이 있음을 전하는 타피오 마틀라, 방글라데시의 가난한 민중들에게 가정용 태양광 발전 시스템을 통해 더 나은 삶을 만들어주고 있는 그라민 샥티의 디팔 바루아, 전쟁터에서 상처받은 수많은 여성들을 강인한 의지로 돌보고 있는 메디카 몬디알레의 수장, 스위스의 모니카 하우저의 이야기까지 들어본다.

제5장 「정치, 저항 그리고 연대의 힘」에서는 태국의 사회 운동가 술락 시바락사를 통해 참여 불교에 기반한 평화와 비폭력, 그리고 연대의 중요성에 대해 알아보며, 마찬가지로 사회 변화의 원동력은 ‘시민사회’에 있음을 강조하는 필리핀의 사회학자 니카노르 페를라스의 이야기도 들어본다. 제6장 「새롭고 통합론적인 세계를 향해」에서는 독일의 양자물리학자 한스 페터 뒤르가 더 나은 세상을 위해 과학이 나아가야 할 길 및, 영혼 없는 기술주의가 안기는 몇 가지 성찰들에 관해 이야기한다. 끝으로 제7장 「앞으로의 과제」에서는 대안 노벨상의 제정자 야코프 폰 윅스퀼이 다시 한 번 등장해, 미래에 관한 전망과 함께, 인류 공동체의 책임감에 관한 인상적인 이야기를 들려준다. 현재 희망제작소 객원연구위원으로 독일에서 활동 중인 박명준 선생의 해제 또한 책 전체의 내용을 보충하고 아우르는 명철한 분석을 내놓는다. ‘행복한 사회’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그리고 오늘 우리가 잊고 있는 ‘희망’의 모습은 무엇인가. 이 책 속 열네 명의 위대한 실천가들을 통해 그 답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 책의 내용

숨어 있는 희망을 찾아


스웨덴의 우표 수집가 야코프 폰 윅스퀼은 다들 이미 “해법을” 아는데도 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건지, 왜 세상이 “그것을 진지하게 받아주”지 않는 건지 항상 의아했다. 나아가 어느 날 문득 자신이 알록달록한 우표들이나 모으며 생을 낭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이에 가진 우표를 모두 팔아 기금을 마련한 뒤, 노벨상 선정위원회에 환경과 인권 분야의 상을 추가로 만들 것을 제안한다. 1980년, ‘세계에서 가장 정의로운 상’이라 평가받는 바른생활상의 역사는 이렇게 시작됐다. 이 책의 제1장 「들어가는 말」에서는 이 상이 만들어지게 된 계기와 그간에 거둔 성과, 발자취 및 의의 등이 제정자 야코프 폰 윅스퀼의 이야기를 통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노벨상 측의 고사로 비록 노벨 인권상, 노벨 생태학생은 나오지 못했지만, ‘원조’보다 훨씬 정의롭고 진실된 ‘대안’ 노벨상이 탄생한 것은 차라리 축복이었다. 중요한 것은, 이 상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어떤 상을 ‘대신’하는 상이 결코 아니며, 오히려 기득권에 사로잡힌 거대 상이 제시하지 못하는 삶의 ‘대안’들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실천해나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역사상 처음으로, 모든 인간적인 가치가 개인의 판단 차원으로 축소되어버린” 지금의 문화에서, “탐욕이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으로 간주되고 과학적인 정당성까지 확보”하는 현재의 풍토에서, 보다 나은 삶을 찾아 소박하고 정의롭게 그것을 실현시키는 사람들. 대안 노벨상은 바로 그런 사람들에게 손을 내밀고 있다.

인간답게 사는 세상을 위해

이 상은 오늘날 명실공히 지속가능한 발전, 환경 보호, 종 보호, 평화 정책 등의 분야에서 가장 의미 있는 상으로 자리매김했는데, 특히 인권 분야에 기여한 공로는 각별하다. 이 책의 제2장 「기본적인 욕구를 보장하라」에서 우리는 다툼이 없는, 보다 인간적이고 행복한 삶을 위해 세계 곳곳을 누비며 고군분투하는 두 명의 위대한 실천가를 만나게 된다. 노르웨이의 요한 갈퉁과 칠레의 만프레트 막스 네프다.

1987년 대안 노벨상 수상자이자 ‘평화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요한 갈퉁은 “학문의 한 분야로서 평화 연구를 창시하고 정착시켰으며” 분쟁이 끊이지 않는 곳을 찾아 “현실적인 조언”을 하고 “적극적인 활동”을 펼침으로써 갈등 해소에 큰 역할을 한 인물이다. 그는 “흑백의 이분법적 사고”가 갈등을 심화한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모든 문제는 전체를 내려다보는 고차원적이고 종합적인 시각에서 접근해야 함을 강조한다. 특히 갈퉁은 갈등 해결 전략 중 가장 유효한 것이 ‘기본 욕구’의 충족임을 이야기하는데, 이는 생존권, 자유, 안전, 정체성 등 삶의 가장 근간이 되는 요소들이 갈등을 유발하는 대부분의 원인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적시한다. 기본 욕구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인간다운 세상이 요원하다는 그의 목소리는, 사회 곳곳이 기초적인 사회 안전망 부재로 늘 시끄러운 한국 사회에 특히 시사하는 바가 크다.

1983년 대안 노벨상을 수상한 경제학자 만프레트 막스 네프의 이야기 역시 새겨들을 만한 내용으로 가득하다. 그는 “당장 생계가 막막한 사람들의 상황을 어떻게 하면 나아지게 만들 것인지 함께 고민하는” ‘맨발의 경제학’을 이야기하며, 인간다운 삶보다 성장과 경쟁만을 강조하는 지금의 신자유주의 모델이 “가까운 시일” 내 “반드시 붕괴할 것이라”는 묵시론적인 발언을 남긴다. 사람 냄새 나는 세상을 위해서는 거대화된 경제, 수치로만 가늠되는 경제에서 벗어나 “작은 것의 경제”, “인간적 차원의 경제”, “공동체의 경제”를 추구해야 한다는 그의 말에서 오늘의 우리 사회가 잊고 있는 경제학의 본래 역할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삶을 위한 작은 투쟁

거대 기업들의 약탈과 착취, 끝없는 소비 조장은 이미 전 세계 많은 이들의 삶을 걷잡을 수 없는 수렁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이어지는 제3장 「아름다운 저항」에서는 이 같은 세계 질서에 반기를 들고 적극적으로 투쟁을 벌여나가는 세 명의 운동가를 소개한다. 반다나 시바, 팻 무니, 헬레나 노르베지 호지가 바로 그들이다.

1993년 대안 노벨상을 수상한 인도의 물리학자 반다나 시바는 생명공학의 무분별한 팽창을 비판하며 생명공학의 발전이 인류의 미래를 구원할 것이라 주장하는 자들의 망상에 이의를 제기한다. 그녀는 이 책에서 유전자 조작을 위시로 한 생명공학이 실은 대단히 불확실하고 위험한 것이며 오로지 소수의 가진 자들을 위해서만 봉사할 뿐 대부분 서민의 삶에는 위협적이라는 사실을 낱낱이 증언한다. 특히 인도인들이 수천 년간 다양한 용도로 활용해온 약용식물 ‘님나무’에 ‘특허출원’을 한 거대 기업에 맞서, 10여 년 동안 투쟁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대목에선 가슴 한구석이 말할 수 없는 감동으로 뭉클해지기도 한다. ‘종자’에 있어 대부분 그 소유권이 다국적 기업에 넘어가고 만 우리의 현실을 생각하면 그녀의 경험담은 마치 내 일인마냥 더욱 생생하고 가슴 아프게 들리는 것이 사실이다.

1985년 수상자인 캐나다의 팻 무니는 “기업형 농업과 그로 인해 말살 위기에 처한 전통적 지역 구조와 사회 구조를 비판적”으로 살펴보는 일을 부지런히 하고 있다. 무엇보다 그 역시 반다나 시바처럼 “유전자 산업의 위험과 부정적인 결과에 대해 경고”하며, “일체의 타협을 거부하고” 적극적으로 운동을 주도해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전 세계를 유행병처럼 휩쓸고 있는 나노 공학의 위험성을 조사하고 알리는 데 전력을 쏟고 있는데, 너무 ‘작은’ 부분, 즉 “물질의 핵심”을 건드리기에 엄청난 위험을 내재하고 있는 이 기술에 대한 그의 경고를 우리는 반드시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첨단’이라면 막연히 좋을 것이라 생각하는 무지몽매한 대중에 놀랄 만한 깨우침을 안기는 대목이다.

최근 자신이 만든 다큐멘터리를 들고 한국을 찾은 1986년 수상자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의 메시지는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다. 내 지역, 내 고장에서 난 먹을거리를 먹고, 문화적·생물적 다양성을 존중할 때만이 참다운 행복을 찾을 수 있다는 것. 그녀는 그녀의 저 유명한 책 『오래된 미래』의 내용을 언급하며 “세상에서 가장 가난”하지만 순수하고 행복한 사회였던 라다크가 서구의 ‘개발 원조’로 인해 처참히 무너지는 장면을 새삼 상기시킨다. 고유의 개성을 무시하고 폭압적이고 획일적인 질서만을 강요하는 이 같은 세계화에 “제동을 걸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세계화에 대한 올바른 정보 제공과 배포가 절실하다는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는 뼈아픈 자기반성과 함께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에 관해 잠시 생각해보게 된다.

세상을 바꾸는 ‘희망의 프로젝트’

이어 이 책의 제4장 「미래를 밝히는 프로젝트」에서는 작고 사소한 일이 때로는 세상을 좀 더 아름다운 곳으로 만든다는 믿음,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는 나 자신부터 바뀌어야 한다는 믿음에 관한 몇 가지 이야기들이 여섯 명의 대안 노벨상 수상자들의 입을 통해 감동적으로 펼쳐진다.

1984년의 대안 노벨상 수상자이자 그로부터 20년 뒤 노벨 평화상을 거머쥔 케냐의 생물학자 왕가리 마타이는 1977년 황량한 사막으로 뒤덮인 자신의 조국에 “다시 울창한 숲이 들어서길 기원하는 마음에서 상징적으로 한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이후 그녀의 작은 행동은 지속적인 나무 심기 운동으로 이어졌고 나아가 아프리카 전역에 ‘그린벨트 운동’을 불러일으켰다. 그 결과 오늘날 케냐의 삭막한 대지에만 총 3,000만 그루가 넘는 나무가 푸른 잎을 드리웠고, 소소했지만 선구적이고 혁신적이었던 그녀의 실천은 “토양 침식을 중단”시킨 것은 물론, 일자리를 창출하고 여성들의 자의식을 높이는 등 사회 전반에 엄청난 변혁을 몰고 왔다. “목적지까지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걸 알기 때문에 (……) 최선을 다해야 하며 남들에게 힘을 북돋아주고 또 반대로 그들에게서 힘을 얻어야” 한다고 외치는 그녀의 씩씩한 목소리를 들으며, 우리는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은 결국 거대한 조직이나 권력이 아닌 한 개인의 확고한 신념이라는 점을 분명히 깨닫는다.

2003년 이집트의 사업가 이브라힘 아볼레시는 “지속가능한 모범 기업”인 세켐을 통해 “경제적 성공과 환경 존중, 인도적이고 윤리적인 경영”을 구현한 공로로 대안 노벨상을 수상했다. 약학자 출신인 그는 오랜 기간 유럽에서 머물며 공부한 내용들을 토대로 조국 이집트의 “황량한 사막 한가운데” 생물역학 농법을 사용하는 세켐 유기농장을 세웠다. 세켐은 “지구를 위한 개발, 인간을 위한 개발, 공동체를 위한 개발”이라는 비전 아래 이집트의 사막을 “기름지게” 만들었고, 가난한 이집트 사람들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데 앞장섰으며, 현재까지도 수익과 이윤의 대부분을 “사원들의 문화, 교육, 내적 성장”을 위해 재투자하고 있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따뜻한 “동지애”로 감싸 안으며, 사회 구성원 모두가 행복한 “사랑의 경제학”을 실천해가는 그의 모습에서 새삼 우리 기업들의 현주소를 되돌아보게 됨은 어찌할 수 없는 일이다.

독일의 미하엘 주코프는 영구적으로 보존 가치가 있는 세계 곳곳의 자연 환경을 ‘보호 구역’으로 지정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이유로 1997년 대안 노벨상을 수상했다. 구동독에서 환경부 차관으로 일했던 그는 절묘한 방법으로 “구동독이 몰락하려는 찰나에 열네 곳의 광범위한 자연 보호 구역을 지정”했고, 같은 방식으로 황홀한 자연 유산이 가득한 “그루지야에 처음으로 국립공원” 설립을 추진했다. “키르기스스탄, 터키, 캄차카 반도, 몽골, 우즈베키스탄, 중국” 등에 이르기까지 지금껏 그의 주도하에 조성된 자연 보호 구역만 2,000만 헥타르가 넘는다. 그의 획기적이고도 기발한 이 경험담이야말로, 자연은 우리가 가장 소중히 다뤄야 할 첫째가는 자산임에도, 그것이 주는 혜택을 무한정 누릴 수 있으리라는 착각 속에 국토의 산하를 누더기로 만들고 있는 작금의 대한민국에 꼭 필요한 이야기일 듯하다.

1992년 대안 노벨상을 받은 핀란드의 마을 운동가 타피오 마틀라는 어떠한가. 그는 핀란드의 풀뿌리 시민운동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도시화의 비판적 성찰에 기반한 귀촌”을 주장함으로써, 진정한 행복은 거대 도시가 아닌 작은 마을에 있음을 온 세계에 널리 알린 인물이다. 그가 1970년대 초에 건립한 핀란드의 ‘마을운영위원회’는 처음 50곳의 마을로 소소히 시작됐지만, 1990년대 말에 이르러 핀란드 농촌 마을의 4분 3 이상이 가입하는 등 엄청난 성장세를 보였다. 북유럽의 강대국이자 최고의 복지 국가로 알려진 핀란드의 힘이 상당 부분 작은 ‘마을’에서 나온다는 사실은, 지역에서의 ‘삶’보다 도시에서의 ‘생활’을 근거로 이뤄지는 우리 사회의 구조에선 그 자체로 대단한 역설이 아닐 수 없다.

방글라데시의 비영리 기업 ‘그라민 샥티’를 이끄는 디팔 바루아는 “방글라데시의 수많은 마을에 지속가능한 전기와 동력을 공급하고 의료, 교육, 생산 시설을 널리 보급한 공로로” 2007년 대안 노벨상을 수상했다. 그라민 샥티는 빈민 구제에 애정 어린 관심을 가지고 오랜 연구를 거듭한 끝에, 인간과 환경에 모두 이로운 가정용 태양광 발전 시스템을 개발, 방글라데시의 농촌 전역을 어둠과 빈곤에서 구해냈다. 이는 단순히 ‘기술’이 아닌, 사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이야말로 절망에 가득 찬 이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진정한 해법이 될 수 있음을 분명히 알려주는 일화이다.

전쟁의 상흔에 아파하는 여성들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곳곳의 분쟁 지역을 발로 뛰는 사람들의 이야기 역시 따뜻한 감동을 전해준다. 2008년 대안 노벨상을 수상한 모니카 하우저의 경우가 그렇다. 스위스의 부인과 전문의이자 인권 운동가인 그녀는 “전쟁으로 인한 상처와 충격으로 고통받는 여성들의 몸과 마음을 돌보겠다는 취지로 1995년 여성 인권 단체인 메디카 몬디알레”를 설립했다. 오늘날 메디카 몬디알레는 전쟁 기간 동안 자행된 “성폭력에 직·간접적으로 희생된 부녀자들이 삶의 용기를 되찾을 수 있도록” 현장에 전문가들을 투입해 구호 활동을 펼치는 단체로 특히 명성이 자자하다. 이러한 일련의 노력들로 십여 년 전만 해도 “자살을 생각했던” 보스니아 등지의 피해 여성들이 아픈 상처를 극복하고 “지금은 오히려 다른 여성들을 돕는 자활 단체를 만들어 그것을 나날이 새롭게 키워가”고 있다. 대안 노벨상이 곳곳에서 움트는 ‘희망의 프로젝트’들을 지속적으로 격려하고 뒷받침하는 이유다.

함께한다는 것의 의미

개인의 비범함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이들 대안 노벨상 수상자들의 ‘희망 프로젝트’가 긍정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그 뒤에 같은 세계관을 가진 개개인의 협력, 바로 성공적인 연대가 있었던 때문이다. 이 책의 제5장 「정치, 저항 그리고 연대의 힘」에서 이러한 ‘협동’의 힘을 강조하는 두 인물을 만난다.

1995년 대안 노벨상을 수상한 태국의 술락 시바락사는 사회 운동가이자 불교 법사, 백여 권의 책을 쓴 저술가이면서 수많은 “사회 및 시민 단체”를 설립한 인물로 유명하다. 그는 불교의 가르침에 기반해 평화와 비폭력의 영성으로 무장한 사회적 실천들을 알리는 데 주력하는데, 특히 ‘과잉지성주의’에 빠진 세계질서를 개탄하면서 현대인들에게 필요한 것은 ‘생각’이 아닌 존재의 가장 기본 행위인 ‘숨’에 대한 성찰임을 거듭 강조한다. 그리고 “수많은 이해관계가 상충하고 얼기설기 꼬여 있는” 정부나 거대 조직이 아닌, 하나로 힘을 모은 시민 개개인만이 이러한 평화, 비폭력, 숨에 대한 영성을 사회적으로 구현할 주체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

2003년 대안 노벨상을 수상한 필리핀의 니카노르 페를라스 역시 연대의 관점에 있어 술락 시바락사와 비슷한 입장을 취한다. 사회학자이자 철학가이고 저술가인 그가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명함은 바로 ‘운동가’로서의 그 자신이다. 그는 “반원자력 운동가”이자 세계화 비판을 선도하는 반세계화 운동가이고 유기농업 운동가면서 “전 지구를 아우르는 시민운동” 전문가이다. “세계화든 인권 침해든 환경 파괴든 불평등이든, 시민사회는 늘 현재 우리 위에 군림하는 가치들을 비판”해야 하며, 이를 기반으로 “집단적 정체성, 연합, 연대”를 형성해야 하는 것이라는 그의 이야기는, 변화를 갈망하면서도 ‘함께하는 힘’의 가능성을 자주 망각해버리고 마는 한국 사회에 날카로운 비수가 되어 꽂힌다.

더 나은 세상을 꿈꾸며

독일의 양자물리학자 한스 페터 뒤르는 기술만능주의를 경계하고, 과학과 정신, 지성과 영성을 분리하지 않는 통합적 사유의 세계관을 개척한 공로로 1987년 대안 노벨상을 수상했다. 이 책의 제6장 「새롭고 통합론적인 세계를 향해」에서는 앞으로의 과학기술의 향방을 예측하고, 현대 과학의 맹점을 논하는 어느 노(老) 과학자의 지혜로운 사유를 들어볼 수 있다.

뒤르는 먼저 인간에 의해 자연이 급격히 파괴되었다는 사실과 그로 인해 다시 “인간의 삶이 위협”받게 된 현실을 개탄한다. 그리고 그 배후에 현대의 “기계적인 과학관”이 있음을 이야기한다. 기계적인 과학관은 “인간을 자연으로부터 분리시키고 자연을 대상화하며 사회가 기계적 법칙에 의해” 돌아간다고 믿는 세계관이다. 그는 종래의 이러한 과학관으로는 인류가 참된 행복을 찾을 수 없음을 강조하며, 세계는 하나로 연결되어 있고, “인간은 그러한 세계로부터 분리되어 존재할 수” 없기에 이제 “꽉 막힌 구조에서 벗어나” 전체적이고 통합론적인 관점에서 사고하자고 주장한다. 그리고 ‘과학적 지식’이란 단순히 “인간이 자연을 통치하고” 그것을 “쓸모에 맞게 손보고 바꿔버리는 데 필요한 도구”가 아니라, “이 세계에 사는 인간에 대한, 그리고 세계의 의미에 대한 통찰을 습득”하게 하고 “올바른 지향점”을 찾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어야 함을 강조한다. 기술에 대한 맹신, 기술의 발전이 곧 인류의 진보라 믿는 오늘의 과학 행위 자체에, 참으로 총체적인 점검과 반성을 불러일으키는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이어 이 책의 마지막 부분인 제7장 「앞으로의 과제」에서는 대안 노벨상의 제정자 야코프 폰 윅스퀼이 재등장해 더 나은 세계를 만들기 위해 인류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우리 모두가 공동으로 짊어져야 할 내일의 ‘책임’에 관해 뜻 깊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는 “미래를 위해 써야 할 비용을” 몽땅 저당 잡힌 채 자연 유산들을 마구 파괴하며 “어떻게든 성장”이나 하려 드는 현재의 세계를 가슴 아파한다. “개인주의적인 탐욕을 칭송하고” 인간의 욕구를 “소비로만 충족”시킬 것을 부추기는 이 시대의 풍토를 통탄한다. 그러나 그는 인간이 “악마이기도 한 동시에 천사”라는 사실을 지적하며, 우리에겐 이미 여러 문제를 해결할 “지식과 기술, 노동력이 있”음을 강조한다. 다만 “더 나은 세계를” 원하기만 하면 되며, 해결 방법을 익히고, “서로를 향해 장벽을 쌓는 일을 그만”두기만 하면 된다는 것. 인류를 향해 애정 어린 충고를 던지는 그의 모습을 통해, 우리는 새삼 내일을 위한 우리의 ‘사명과 책임감’에 관해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다가올 “역사 속에서” 이제 우리는 “문제의 일부가 될” 것인가 혹은 “해법의 일부가 될” 것인가. 선택은 스스로의 몫이다.

행복은 과연 어디쯤 있는가. 분명한 것은 모두가 그토록 찾고 싶어 하는 그것이 오늘의 우리 사회가 그다지도 집착하는 경제성장이나 개발, 물질 따위에 기대어 있지는 않다는 사실이다. 각계각층을 대표하는 최전선 지식인들이지만 크게 가진 것 없이 세계 곳곳을 누비면서도, 신념대로 사는 것이 그저 좋다고 말하는 이들. 혼자가 아닌 ‘함께’여서 더욱 즐겁다 외치는 이들. 이 아름다운 사람들의 모습에서 우리는 진정한 행복에 대해, 행복이 허락되는 사회에 대해 새로운 비전을 꿈꾸게 된다. 아마 그것을 ‘희망’이란 단어로 불러도 좋을 것이다. ‘희망’이 진부해진 시대, 그러나 진짜 ‘희망’은 좀체 보이지 않는 시대. 그런 오늘의 우리 곁에 온전한 모습으로 ‘희망’이 숨 쉬고 있음을 확인하는 일은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나는 내가 살고자 하는 삶 자체요, 살고자 하는 삶의 한가운데 있다”던 슈바이처의 말을 기억하는가. 기실 슈바이처 그 자신이 희망이었다. 여기 모인 이들이 희망이었다. 인간의 삶 그 자체가, 희망이었다. ‘희망을 찾는가.’ 당신이 구하는 해답이 이 책에 있을지도 모른다.

■ 바른생활상(Right Livelihood Awards)에 대해

1980년 독일계 스웨덴인 우표수집 전문가 야코프 폰 윅스퀼에 의해 제정된 상. 해마다 인권, 환경 보호, 지속가능한 발전, 평화, 가난 추방, 부정 타파, 삶의 질 향상 등 인류가 당면한 가장 시급한 사안들에 대해 실질적이고 모범적인 답안을 제공한 개인이나 단체에 수여한다. 흔히 ‘대안 노벨상(Alternative Nobel Prize)’이라 불린다.
이 상의 제정자 야코프 폰 윅스퀼은 “세계는 자꾸만 산산조각 나고 있는데 자신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알록달록한 종잇조각이나 모으며 별 거리낌 없이 생을 보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간에 모은 우표들을 모두 팔아 기금을 마련한 뒤, 1979년 스웨덴 노벨 재단에 환경 및 인권상을 새로 제정할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노벨상 선정위원회는 이 제안을 거절했고 이에 그가 직접 재단을 만들어 바른생활상을 수여하기 시작했다.
1980년 난방도 되지 않는 싸늘한 체육관에서 첫 번째 시상식이 열렸지만, 이후 많은 이들의 도움과 노력의 결과로, 양적인 면과 질적인 면 모두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었다. 반다나 시바, 요한 갈퉁, 왕가리 마타이, 팻 무니,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등 대안적이고도 인간적인 삶을 찾기 위해 노력한 여러 수상자들이 배출됐으며, 특히 환경 보호, 종 보호, 평화 정책, 인권, 지속가능한 발전 등의 분야에서 명실공히 세계에서 가장 정의롭고 가치 있는 상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 상을 통해 인간을 배제한 성장주의에 대한 통찰과 반성이 이뤄졌고, 민주주의 확립, 인권 보호, 생물학적·문화적 다양성의 중요성이 널리 알려졌으며, 통합적인 보건 체계 및 유기농업과 재생가능 에너지 이용이 장려되고 그에 관한 기술 개발이 촉진되었다. 무엇보다 이 상은 인류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할 윤리적인 태도를 반추하고 실천하는 데 근본적으로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통적으로 매년 노벨상 시상을 하는 12월 10일 직전에 시상식을 열며, 2011년 현재까지 59개국 141명의 사람들(단체 포함)이 이 상을 받았다. 한국에서는 유일하게 “1989년 이래로 한국의 경제 발전을 더욱 정의롭고 포괄적이며 민주적으로 이룩하는 데 성공적인 역할을” 하고, “사회정의와 책임감에 기초한 광범위한 개혁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추진”한 공로로, 2003년 경실련(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수상의 영광을 얻었다. www.rightlivelihood.org에서 이와 관련한 더욱 자세한 내용을 살펴볼 수 있다.
출처 : 알라딘 
9788990809360
14,4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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